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요? 설렘과 긴장 속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건, 유학이나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한국 청년이 공감할 만한 감정일 겁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트리니티는 미국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6년째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링크의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LELP)에서 탈북민 학생들과 1:1로 영어를 연습하고 있죠.
“미국과 북한 문화는 생각보다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트리니티는 렐프에서 만난 북한 출신 학생과 교류하며 한국 사회에서 겪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매개로 한 대화 속에서,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이라는 또 다른 세계와도 연결되는 경험을 했죠. 원어민 영어 교사이자 렐프 봉사자로서 트리니티가 전하는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한국에서의 삶은 힘들 거예요. 행운을 빌어요"

Q.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지하철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내리기 직전에 저를 보더니 ‘한국에서의 삶은 힘들 거예요.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씀하시고 바로 내려버리셨죠. 그 말을 듣고 ‘이게 무슨 뜻이지?’ 싶었어요. 저는 한국에서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이해가 안 됐죠.
그런데 한국에서 생활한 지 좀 지나고,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야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겠더라고요. 마치 아주머니가 저를 위해 그 순간 거기 계셨던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말이 하나의 경고였던 거죠.”
고려인, 조선족 친구들과 함께한 대학 생존기
Q. 코로나 시기에 대학을 다닌 거군요?
“맞아요. 대학교 2학년 때 코로나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확 줄었어요. 교수님 강의 자료를 보며 모르는 표현을 전부 적고,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했죠. 그렇게 쌓인 필기 노트가 열 권도 넘어요.
말하기 실력은 최악이었는데, 고려인과 조선족 친구들이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서로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어려운 개념이 나오면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도 됐죠. 그 친구들이 ‘할 수 있어! 난 너를 믿어!’라고 말해줄 때 정말 힘이 됐어요.”
Q. 한국인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나요?
“한국에서 친구를 사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밥 먹자고 몇 번이나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을 때가 많았어요. 한국에 온 이상 한국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 벽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한국 친구들은 ‘네가 외국인이라 부담스러웠을 거야’, ‘그 사람들이 영어를 못해서 대화가 어려웠을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먼저 다가오지 않았어요. 한국에서의 첫해는 정말 힘들었어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영어 회화 수업, 렐프

Q. 링크의 렐프(LELP) 프로그램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프로그램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에는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포럼이 몇 개 있는데, 거기서 우연히 렐프 모집 게시글을 보게 됐어요. 처음엔 ‘와, 진짜 대박이다!’ 싶었어요. 저는 뉴스에서 나오는 북한이 아니라, 그곳에서 실제로 살아온 사람들이 경험한 북한이 궁금했어요.
렐프는 영어에 능숙한 사람들이 북한이탈주민 학생들과 1:1로 영어 회화를 연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편리하고, 학생들은 레벨 테스트를 통해 영어 실력에 맞는 교재로 공부하죠.
저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2년이 됐고, 이번이 네 번째 학기예요.”
Q. 오랫동안 참여하신 만큼 렐프의 교육 과정에 깊게 참여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네. 렐프에서 진행하는 스피치 콘테스트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학생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는 게 정말 어렵잖아요. 또,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레벨 테스트 과정에도 참여했어요.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재를 추천해주는 과정이죠.”
북한과 미국, 의외로 닮은 점들
Q: 렐프에서 만난 학생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제 첫 학생과는 1학기, 두 번째 학생과는 3학기 동안 수업을 했어요. 지금의 학생이 저한테 북한의 결혼식 문화를 이야기해 줬는데, 미국식 결혼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흥미로웠어요. 미국에서는 하루 종일 파티하면서 춤추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잖아요. 그런데 학생이 ‘우리 고향도 그래!’라고 하는 거예요. 요리하고, 식사하고, 밤이 되면 동네 사람들이 다 신랑 신붓집에 모여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거죠. 북한 사람들을 더 인간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어요. 북한 사람들도 그들만의 전통이 있잖아요. 가족과 함께 명절이나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 방식이 있죠. 서구 미디어가 주로 보도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의 삶에 절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다른 배경의 우리지만, 같은 경험을 나누다
Q: 북한 출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상치 못한 공감대가 있었나요?
“생각보다 많았어요. 가장 놀라웠던 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꽤 비슷하다는 거였어요. 저는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늘 ‘외국인’으로 여겨지고, 제 학생은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로 ‘북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죠. 우리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어요. 제 학생보다 더 오래 알고 지낸 한국 친구들도 있지만, 제 학생과는 더 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게 돼요.”
한국과 미국 사이, 나는 어디에 있을까?

Q. 한국에서 6년째 살고 있는데, 문화 차이로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문을 잡아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서 문이 쾅 닫힐 때 너무 답답해요. 그런데 미국에 가면 사람들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아, 조금만 부드럽게 말하면 좋을 텐데’ 싶은 순간들이 있죠.”
Q. 일상에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요?
“미국에서는 길 가다가도 ‘너 오늘 옷 예쁘다!’, ‘그 가방 어디서 샀어?’ 같은 말을 건네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왜 나한테 말을 걸지?’ 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나도 모르게 한국적인 습관을 지니게 된 걸 깨달을 때가 있어요. 작년에 고향에 갔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닫힘’ 버튼을 눌렀어요. 그랬더니 한 사람이 ‘천천히 해요. 굳이 그렇게 급하게 누를 필요 없잖아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헐, 나 한국 사람 다 됐다’ 싶었어요.”
나에게 ‘Home’이란 무엇일까
Q: 시간이 지날수록 ‘고향’이라는 감각이 변하는 걸 느끼나요?
“오랜만에 집에 가면 부모님 얼굴엔 주름이 더 늘어나 있고, 흰머리도 많아져 있어요. 고향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가 보면 그렇지 않아요. 예전과 똑같아야 할 것 같은데... 그렇잖아요? 한때 내 자리였고, 내게 가장 소중한 곳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달라지는 걸 보면 당황스러워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내 집’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요.”
Q: 그렇다면 트리니티에게 ‘Home’이란 무엇일까요?
“한국에 있으면 미국이 그립고, 미국에 있으면 한국이 그리워요. 두 나라의 좋은 점만 합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나 장소가 필요해요. 거기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집’인 것 같아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Home’이에요.”
매일매일 조금씩 배우면 좋겠어요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어요.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영어를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목표예요. 대학생 때는 교수님이 질문하시면 긴장해서 ‘아...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하면서 머뭇거릴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제 수업에서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언어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거잖아요. 조금씩 말하고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니까요.”
Q: 만약 한국 교육에 한 가지를 추가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었으면 하나요?
"제가 생각할 때 한국 교육에 포함됐으면 하는 건,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예요.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이 ‘우리 모두 다 같은 사람이다’라는 걸 더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보다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해요."

영어로 세상을 넓히는 첫걸음, 렐프에서 함께하세요!
트리니티가 렐프에서 경험한 변화처럼,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렐프는 영어 회화 실력 향상을 원하는 20대 이상 북한 출신 청년을 위한 맞춤형 1:1 영어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원어민 봉사자와 함께하는 주 2회 온라인 세션을 통해 영어 실력을 키우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보세요.
📅 모집 기간: 2월 7일(수) – 2월 20일(화)
👤 모집 대상: 영어 회화 실력을 키우고 싶은 20대 이상 북한 출신 청년
📌 지금 신청하고, 렐프에서 영어 실력 향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세요! 👉 신청하기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요? 설렘과 긴장 속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건, 유학이나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한국 청년이 공감할 만한 감정일 겁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트리니티는 미국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6년째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링크의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LELP)에서 탈북민 학생들과 1:1로 영어를 연습하고 있죠.
트리니티는 렐프에서 만난 북한 출신 학생과 교류하며 한국 사회에서 겪는 문화적 차이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매개로 한 대화 속에서,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이라는 또 다른 세계와도 연결되는 경험을 했죠. 원어민 영어 교사이자 렐프 봉사자로서 트리니티가 전하는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한국에서의 삶은 힘들 거예요. 행운을 빌어요"
Q.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지하철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내리기 직전에 저를 보더니 ‘한국에서의 삶은 힘들 거예요.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씀하시고 바로 내려버리셨죠. 그 말을 듣고 ‘이게 무슨 뜻이지?’ 싶었어요. 저는 한국에서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이해가 안 됐죠.
그런데 한국에서 생활한 지 좀 지나고,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야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겠더라고요. 마치 아주머니가 저를 위해 그 순간 거기 계셨던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말이 하나의 경고였던 거죠.”
고려인, 조선족 친구들과 함께한 대학 생존기
Q. 코로나 시기에 대학을 다닌 거군요?
“맞아요. 대학교 2학년 때 코로나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확 줄었어요. 교수님 강의 자료를 보며 모르는 표현을 전부 적고,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했죠. 그렇게 쌓인 필기 노트가 열 권도 넘어요.
말하기 실력은 최악이었는데, 고려인과 조선족 친구들이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서로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어려운 개념이 나오면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도 됐죠. 그 친구들이 ‘할 수 있어! 난 너를 믿어!’라고 말해줄 때 정말 힘이 됐어요.”
Q. 한국인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나요?
“한국에서 친구를 사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밥 먹자고 몇 번이나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을 때가 많았어요. 한국에 온 이상 한국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 벽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한국 친구들은 ‘네가 외국인이라 부담스러웠을 거야’, ‘그 사람들이 영어를 못해서 대화가 어려웠을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먼저 다가오지 않았어요. 한국에서의 첫해는 정말 힘들었어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영어 회화 수업, 렐프
Q. 링크의 렐프(LELP) 프로그램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프로그램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에는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포럼이 몇 개 있는데, 거기서 우연히 렐프 모집 게시글을 보게 됐어요. 처음엔 ‘와, 진짜 대박이다!’ 싶었어요. 저는 뉴스에서 나오는 북한이 아니라, 그곳에서 실제로 살아온 사람들이 경험한 북한이 궁금했어요.
렐프는 영어에 능숙한 사람들이 북한이탈주민 학생들과 1:1로 영어 회화를 연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편리하고, 학생들은 레벨 테스트를 통해 영어 실력에 맞는 교재로 공부하죠.
저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2년이 됐고, 이번이 네 번째 학기예요.”
Q. 오랫동안 참여하신 만큼 렐프의 교육 과정에 깊게 참여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네. 렐프에서 진행하는 스피치 콘테스트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학생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는 게 정말 어렵잖아요. 또,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레벨 테스트 과정에도 참여했어요.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재를 추천해주는 과정이죠.”
북한과 미국, 의외로 닮은 점들
Q: 렐프에서 만난 학생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제 첫 학생과는 1학기, 두 번째 학생과는 3학기 동안 수업을 했어요. 지금의 학생이 저한테 북한의 결혼식 문화를 이야기해 줬는데, 미국식 결혼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흥미로웠어요. 미국에서는 하루 종일 파티하면서 춤추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잖아요. 그런데 학생이 ‘우리 고향도 그래!’라고 하는 거예요. 요리하고, 식사하고, 밤이 되면 동네 사람들이 다 신랑 신붓집에 모여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거죠. 북한 사람들을 더 인간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어요. 북한 사람들도 그들만의 전통이 있잖아요. 가족과 함께 명절이나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 방식이 있죠. 서구 미디어가 주로 보도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의 삶에 절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다른 배경의 우리지만, 같은 경험을 나누다
Q: 북한 출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상치 못한 공감대가 있었나요?
“생각보다 많았어요. 가장 놀라웠던 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꽤 비슷하다는 거였어요. 저는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늘 ‘외국인’으로 여겨지고, 제 학생은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로 ‘북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죠. 우리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느낌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어요. 제 학생보다 더 오래 알고 지낸 한국 친구들도 있지만, 제 학생과는 더 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게 돼요.”
한국과 미국 사이, 나는 어디에 있을까?
Q. 한국에서 6년째 살고 있는데, 문화 차이로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문을 잡아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서 문이 쾅 닫힐 때 너무 답답해요. 그런데 미국에 가면 사람들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아, 조금만 부드럽게 말하면 좋을 텐데’ 싶은 순간들이 있죠.”
Q. 일상에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요?
“미국에서는 길 가다가도 ‘너 오늘 옷 예쁘다!’, ‘그 가방 어디서 샀어?’ 같은 말을 건네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왜 나한테 말을 걸지?’ 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나도 모르게 한국적인 습관을 지니게 된 걸 깨달을 때가 있어요. 작년에 고향에 갔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닫힘’ 버튼을 눌렀어요. 그랬더니 한 사람이 ‘천천히 해요. 굳이 그렇게 급하게 누를 필요 없잖아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헐, 나 한국 사람 다 됐다’ 싶었어요.”
나에게 ‘Home’이란 무엇일까
Q: 시간이 지날수록 ‘고향’이라는 감각이 변하는 걸 느끼나요?
“오랜만에 집에 가면 부모님 얼굴엔 주름이 더 늘어나 있고, 흰머리도 많아져 있어요. 고향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가 보면 그렇지 않아요. 예전과 똑같아야 할 것 같은데... 그렇잖아요? 한때 내 자리였고, 내게 가장 소중한 곳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달라지는 걸 보면 당황스러워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내 집’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요.”
Q: 그렇다면 트리니티에게 ‘Home’이란 무엇일까요?
“한국에 있으면 미국이 그립고, 미국에 있으면 한국이 그리워요. 두 나라의 좋은 점만 합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나 장소가 필요해요. 거기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집’인 것 같아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Home’이에요.”
매일매일 조금씩 배우면 좋겠어요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어요.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영어를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목표예요. 대학생 때는 교수님이 질문하시면 긴장해서 ‘아...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하면서 머뭇거릴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제 수업에서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언어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거잖아요. 조금씩 말하고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니까요.”
Q: 만약 한국 교육에 한 가지를 추가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었으면 하나요?
"제가 생각할 때 한국 교육에 포함됐으면 하는 건,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예요.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이 ‘우리 모두 다 같은 사람이다’라는 걸 더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보다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해요."
영어로 세상을 넓히는 첫걸음, 렐프에서 함께하세요!
트리니티가 렐프에서 경험한 변화처럼,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렐프는 영어 회화 실력 향상을 원하는 20대 이상 북한 출신 청년을 위한 맞춤형 1:1 영어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원어민 봉사자와 함께하는 주 2회 온라인 세션을 통해 영어 실력을 키우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보세요.
📅 모집 기간: 2월 7일(수) – 2월 20일(화)
👤 모집 대상: 영어 회화 실력을 키우고 싶은 20대 이상 북한 출신 청년
📌 지금 신청하고, 렐프에서 영어 실력 향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세요! 👉 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