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우리가 몰랐던 ‘북한 사람들’의 이야기

2025-04-25

탈북이라는 단어는 종종 너무 쉽게 말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을 직접 본 사람들은, 그 말의 무게를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목숨을 건 탈출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탈북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는 202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포함해 7관왕에 오르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았고,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비욘드 유토피아 포스터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영화는 국경을 넘는 여정에 담긴 간절함, 가족을 향한 마음, 그리고 두려움과 용기 사이의 수많은 감정을 생생한 영상 언어로 담아냅니다. 링크 한국지부의 박석길 한국지부 대표가 전문가 인터뷰에 출연했고, 링크 송하나 대표는 재정 후원과 임팩트 파트너로 함께했습니다. 송하나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이건 사람들이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는 현실이에요.”1

북한 사람들이 마주한 현실과 도전에 대해 강연하는 링크 송하나 대표

북한 사람들이 마주한 현실과 도전에 대해 강연하는 링크 송하나 대표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여정, 다큐멘터리로 드러난 탈북의 현실

영화는 두 가족의 탈출 과정을 따라갑니다. 10여 년 전 한국에 정착한 이소연님은, 북한에 남겨진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다시 탈출을 시도합니다. 노씨 가족은 한국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오지로 강제 추방 조치2를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들은 가족 전체의 안전을 위해 탈북을 결심하고, 김성은 목사를 통해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 이후 이어지는 여정은 불확실성과 긴장을 동반한 이동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좁은 통로, 조심스러운 걸음, 조용히 주고받는 말들—카메라는 그 모든 순간을 따라가며 탈북이라는 경험을 시각적으로 담아냅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스틸컷 - 노씨 가족의 탈출 현장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스틸컷 - 노씨 가족의 탈출 현장


영화에 등장한 이소연님은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시각적 미디어의 전달력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동안은 그냥 누가 나와서 ‘두만강을 넘었어요’ 하는 말만 들었잖아요. 그런데 이걸 실제로 영상으로 보니까 다들 ‘정말이구나, 진짜였구나’라고 느끼시더라고요.”


링크가 이 영화에 함께한 이유 – ‘정권’이 아니라 ‘사람’ 이야기

<비욘드 유토피아>는 북한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송하나 대표는 북한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체제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북한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핵무기나 김정은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그에 비해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죠.”3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스틸컷 - 한국에 정착한 노씨 가족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스틸컷 - 한국에 정착한 노씨 가족


링크는 ‘People over Politics’, 즉 정치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시선을 강조해 왔습니다. 정치나 외교적 담론에 가려진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일이야말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영화 역시 그러한 시선을 공유하며, 스스로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탈북 이후의 현실 – 정착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국경을 넘는 과정을 긴박하게 따라가지만, 탈북 이후의 삶은 그보다 훨씬 더 길고 복잡한 현실 속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처음 마주하는 건 익숙하면서도 낯선 일상입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표현 방식과 말투는 다르고,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의 속도는 적응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카페 메뉴 하나에도 익숙하지 않아 당황하는 순간처럼,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작은 단절이 반복됩니다. 여기에 출신을 이유로 한 차별이나 편견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


링크는 이와 같은 현실을 단지 개인의 적응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탈북민의 삶이 한국 사회 안에서 공존 가능한 이야기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해와 연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하나 대표는, 분단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북한을 ‘완전히 다른 나라’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합니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수록, 탈북민은 우리 사회 안에서도 더욱 낯선 이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영화는 탈북이라는 순간을 조명하지만, 정착 이후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우리 사회가 더 많이 듣고, 더 자주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북한 내부의 변화 – 계속 이어지는 연결

<비욘드 유토피아>는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여정은 도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떠난 이후에도 가족과의 연락, 송금, 정보 전달 등 보이지 않는 연결은 계속 이어집니다. 링크는 이러한 연결이 북한 내부에 작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송하나 대표는 탈북민의 절반 이상이 북한에 남은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1,000에서 2,000 달러 규모의 송금을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는 북한의 평균 연 소득(약 1,400~1,500 달러)을 고려할 때, 단순한 생계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4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거나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간부에게 뇌물을 건네는 등 일상 속 선택지를 넓히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로 흘러들어가는 돈과 외부 정보

북한 내부로 흘러들어가는 돈과 외부 정보


이러한 송금과 연락은 대부분 브로커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외부의 정보와 일상이 북한 내부로 움직이는 통로가 됩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 그리고 가족의 안부까지도 이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이 연결은 한동안 크게 위축되었지만, 국경 너머로 이어졌던 흐름은 북한 사회에 분명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링크는 이 관계망이 완전히 끊기지 않고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북한 주민들과 바깥 세계를 연결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권은 당장 바꾸기 어렵지만, 인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송하나 대표는 우리와 같은 일반 시민들이 정부 정책이나 군사적 대응처럼 큰 구조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더라도, 북한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정치’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북한을 바라보는 일이 지금 이 사회에서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변화라고 강조합니다.

국제인권단체 링크(LiNK)와 함께 자유를 찾은 북한 사람들

국제인권단체 링크(LiNK)와 함께 자유를 찾은 북한 사람들

탈북민은 외딴 섬에 있는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일하고, 배우고, 실수하고, 성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사실을 단지 ‘이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모색해 나가는 것 —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실천입니다.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다음 이야기

<비욘드 유토피아>는 단지 탈북의 현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북한’이라는 단어 속에 놓치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는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링크는 이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착 이후의 삶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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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ulwich Talk. 2024. "Hannah Song - Beyond Utopia Post-Screening Fireside with CEO of Liberty in North Korea."
  2. 김명성. 2022. "北, '탈북자 가족' 전수 조사... 농촌으로 강제 추방했다." 조선일보.
  3. Dulwich Talk. 2024. "Hannah Song - Beyond Utopia Post-Screening Fireside with CEO of Liberty in North Korea."
  4. Dulwich Talk. 2024. "Hannah Song - Beyond Utopia Post-Screening Fireside with CEO of Liberty in Nor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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