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북한 이슈를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요? : 영국문화원과 함께한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EP) 이야기

2025-05-26

안녕하세요. 링크에서 6년여 동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한수지입니다.

해외 대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국제회의에서 발표하고,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한다면… 그 이야기를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하고 쓸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요? 상상만 해도 설레는 일입니다. 북한 출신 청년들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북한 사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더해간다면 그 자체로 세상의 인식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링크는 지난 5년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며, 이런 꿈을 품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여러 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단지 자신만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 이슈를 직접 설명하고, 논의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꿈을 실현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언어의 벽입니다. 단순한 시험 점수를 넘어 복잡한 사회 이슈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는 데에 저희 팀은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영어 실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논리적인 표현 능력. 이 세 가지는 시대가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을,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도구라고 믿습니다.

a56d778a16593.png원데이 토론 클래스에서 학생들이 봉사자들과 소그룹 주제 토론하는 모습


영국문화원과 함께 진행한 중급 영어 수업

기존에 운영하던 1:1 온라인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LELP)’를 통해 기초 실력을 키워온 청년들 가운데, 중급 이상의 영어를 구사하며 더 깊은 훈련을 원한다는 요청도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을 활용해 링크는 중급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춘 탈북 청년을 위한 집중 프로그램, 바로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NK Intensive English Program, LIEP)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주한영국문화원과 공동 개발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6주간 총 54시간 동안 운영되었고, 참가자들은 사회, 문화, 환경,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발표하고, 에세이를 작성하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단지 영어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영어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연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선발 과정: “중급자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이었어요”

2025년 1월부터 2월까지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EP)이 운영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37명이 지원, 서류 심사-레벨 테스트-전화 인터뷰를 거쳐 14명이 최종 선발되었습니다.

지원자 중 절반 이상(20명)이 해외 대학원이나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일반 학원은 초급 대상이 많고, 중급자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아요.”
“특히 중급자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LIEP는 그 점에서 딱 맞아떨어졌어요.”

6e7165317a8ac.png주제 발표하는 모습


렐프(LELP)에서 이어진 자연스러운 성장 경로

링크의 기존 영어 프로그램인 렐프(LELP)와의 연속성도 눈에 띄었습니다. 

“렐프에 여러 학기 참여하면서 초급에서 중급으로 실력이 향상됐는데, 대학원 진학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지원했어요.”
“렐프를 경험하면서 링크의 프로그램 운영이 체계적이고 믿을 수 있다고 느껴 이번 프로그램도 망설임 없이 지원했어요.”

이번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영어 수업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학습의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결선이자, 참가자 각자의 진로와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습니다.


실전 같은 수업, 그리고 진심이 담긴 참여

약 4: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참가자들은 6주 동안 주한영국문화원과 협력해 운영된 소그룹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은 단순한 회화 연습을 넘어서, 소셜미디어, 정신 건강, 이주와 난민, 투어리즘, 컨슈머리즘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참가자들은 매주 이 주제들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고, 또한 “나에게 의미 있는 곳”, “내가 해결하고 싶은 사회 문제”에 관한 영문 에세이 작성에도 도전했습니다.

이번 LIEP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기에, 저희 팀도 수업을 직접 참관하며 진행 방식과 현장 분위기를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직장이나 학업을 마친 저녁 시간(오후 7시~10시)에 진행되는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 시간 진심을 다해 수업에 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몰입도와 집중력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선, 목표가 분명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였습니다.


“이런 학생들과 함께 수업할 수 있어 감사했어요”

수업을 진행한 영국문화원 선생님 역시 이런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동기 부여가 분명한 학생들과 함께 수업할 수 있어 오히려 힘을 얻는다”고 여러 차례 전해주셨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사회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매주 발표에 최선을 다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저에게도 새로운 동기를 안겨주었습니다. 프로그램 담당자이지만, 이들과 함께하며 저 역시 많이 배우고 자극받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영어를 ‘경험’하는 시간,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히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어학 연수를 떠나지 않고도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과 협력해 ‘해피뉴이어-해피아워 포틀럭 파티’를 기획했어요.

이 활동은 단지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봉사자들이 직접 준비한 빙고 게임과 퀴즈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로 소통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 어색함을 풀 수 있는 캐주얼한 만남의 장이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봉사자들과 게임하고, 음식을 먹으며 영어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는 후기를 남겨주었고, 그 시간은 학습을 넘어 영어를 몸으로 익히는 경험으로 기억되었습니다.

북한 이슈를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요?  : 영국문화원과 함께한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EP) 이야기해피뉴이어-해피아워 포틀럭 파티에서 빙고 게임을 하는 학생들과 봉사자들


학습의 방향을 짚어주는 피드백 시스템

영어 실력을 진지하게 키우기 위해선, 내가 잘하고 있는 점과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겠죠.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에서는 학습자의 강점과 보완점을 나눌 수 있도록, 중간과 기말에 각각 1:1 피드백 세션을 운영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학습 전략을 조정할 수 있었고, 졸업식 날에는 영국문화원 선생님과 함께 그룹 피드백 시간을 갖고 프로그램 이후 어떤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이어가면 좋을지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참여-관계-성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성은 단기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높은 몰입과 성장을 경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 이슈를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요?  : 영국문화원과 함께한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EP) 이야기졸업식 때 진행된 그룹 피드백 세션 사진


수치로 증명된 변화, 영어 실력의 도약

6주간의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한 11명의 참가자 중 81.8%가 “영어로 발표하거나 글을 쓸 때, 논리적으로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영어 실력 평균도 ‘중급(intermediate)’에서 ‘중상급(upper intermediate)’으로 한 단계 향상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상 회화에서 나아가 보다 복잡한 주제에 대해서도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전달하려는 시도가 자연스러워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발표 세션 준비와 소그룹 토론 활동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매주 발표를 준비하며 발표 구성, 문법, 단어 선택까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두 명의 선생님에게 받은 세심한 피드백 덕분에 나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공부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수업은 매주 저녁 7시에 시작되어 직장인 참가자들도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었고, 이 점을 "작은 배려지만 큰 몰입을 가능케 했던 요소"로 꼽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 외 시간에도 영어로 사고하고 말하려는 습관이 생겼다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는 경험담도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바뀐 삶의 궤도

참가자 중 2명은 해외 대학원 진학에 성공했고, 4명은 학교나 직장에서 영어로 소통할 때 확실한 실력 향상을 체감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수업을 잘 들었다’는 수준을 넘어, 삶의 목표와 방향이 바뀌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이어지는 영어 학습과 성장 지원

LIEP가 끝난 이후에도, 참가자들의 여정은 멈추지 않습니다. 링크는 졸업생들이 영어 실력을 꾸준히 쌓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후속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1:1 온라인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 봄학기 지원 시 자동 합격 혜택이 주어지고, 해외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참가자에게는 입학 에세이 첨삭 멘토를 연결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기간 중 영어 실력 향상이 뚜렷하고, 발표·글쓰기 과제 및 수업 참여가 우수했던 참가자에겐 우수 참가자로 선정되어 2025년 상반기 공인 영어시험 응시료 환급, 대학원 지원 시 사용할 수 있는 추천서 제공 등의 실질적인 보상이 제공됩니다.

북한 이슈를 영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요?  : 영국문화원과 함께한 링크 인텐시브 영어 프로그램(LIEP) 이야기프로그램 졸업식 때 참가자, 주한영국문화원 선생님과 함께 한 단체 사진


영어 실력 그 이상을 위한 다음 단계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저희 팀은 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북한 출신 청년들이 더 멀리, 더 넓게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참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주 들었던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북한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해요.”
“정치나 안보가 아닌, 사람의 삶에 집중하는 변화가 있었으면 하고, 그런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면서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이러한 이야기는 링크가 단지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연결되도록 돕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오늘의 실천이 내일의 변화를 만든다’

링크에서 북한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변화는 불가능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많은 참가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오늘의 실천은 분명 내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요.”

저희 프로그램 팀은 앞으로도 북한 출신 청년들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그 여정에 필요한 언어, 관계, 무대, 실천의 기회를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갈 것입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링크와 함께 ‘Liberty in North Korea’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이 여정의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더 많은 변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면

링크는 단지 ‘영어 교육’을 넘어, 탈북민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페이지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여러분의 관심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 탈북민 성장 지원 프로그램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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