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북한 출신 청년 4명이 5주간 영어 스피치 코칭을 받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처음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건 누구에게나 떨리는 순간이죠. 링크 한국지부의 영어 스피치 프로그램 ‘LESP’(LiNK English Speech Program, 이하 LESP)에서는 코칭 세션과 실전 무대를 통해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어로 풀어낼 수 있도록 함께했습니다. 청년들이 전한 메시지는 북한 인권 및 일상, 북한 여성들의 경험까지 다양했습니다. 이중 두 명의 참가자는 이어서 링크의 애드보커시 펠로우로 활동 무대를 확장하게 되었어요.
이 글에서는 LESP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참가자들이 어떤 성장을 경험했는지에 관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노지현 매니저가 전해드립니다.

LESP 오리엔테이션 단체사진
기존 프로그램인 렐프(LELP)에서 찾은 힌트
링크 영어 프로그램(LELP, LiNK English Language Program)을 오래 운영하며 확인했습니다. 스피치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 자체가 영어 실력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을요. LELP에서 열었던 스피치 콘테스트가 좋은 예였죠. 참가자들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영어가 가장 빨리 늘었다”고 말했고, 청중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스피치를 통해 북한 사람들과 이슈를 더 깊이 이해했다고 응답했습니다.
LESP 스피치 이벤트를 진행하는 노지현 시니어 프로그램팀 매니저
하지만 북한 출신 청년들이 공개 무대에서 말하기를 체계적으로 연습할 기회는 매우 적었습니다. 그래서 LESP를 열었어요. 목표는 분명합니다.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 영어는 소통의 기술이자, 한국과 세계를 잇는 다리이니까요.
왜 북한 출신 영어 스피커가 적을까
북한에서는 체계적인 영어 교육을 받기 어렵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이후에도 학업과 생계가 우선이 되기 때문에 영어는 늘 뒷순위로 밀리기 쉽죠. 공개 무대에서 ‘북한 출신’임을 밝히는 것 역시 가족의 안전과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야 하기에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LESP는 이런 현실을 전제로, 안전과 자발성을 최우선에 두고 단계별 코칭과 실전 무대를 설계했습니다.
영어 스피치 코칭의 설계
참가자는 이미 활동가로 활동 중이거나, 앞으로 활동을 꿈꾸는 북한이탈주민 청년들이었어요. 6월 21일부터 7월 19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 오프라인 소그룹으로 모였고, 주중에는 카카오톡으로 과제를 확인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세션은 배유민 코치가 이끌었고, 그룹 코칭과 1:1 지도를 병행했어요. 참가자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전달력, 구성, 호흡 같은 기본기를 하나씩 다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7월 26일, 무대 위에 섰을 때 그 변화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장미|북한 사람들의 기억을 설계하다

갑작스러운 이별로 할머니를 북한에 두고 떠나야 했어요. 남한에 와서는 남북 축구 경기를 보던 자리에서 “북한을 응원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말을 듣고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죠. 대학에 들어가며 출신을 숨기지 않기로 결심했고, 주변에 당당히 밝히며 혼란을 단단함으로 바꾸었습니다. 건축 전공 졸업작품으로 ‘추모 공원’ 모형을 만들며 북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공간에 담아냈고, 이날 무대에서 청중투표 인기상을 받았어요.
오한나|드라마, 편견, 그리고 고백의 용기

처음에는 자신이 북한 출신인 사실을 밝히기 두려웠다고 해요. 그러나 대학에서 용기를 내 친구들에게 털어놓자 예상과 달리 편견 없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이어서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는 북한 청소년의 현실을 전했어요. 준비 과정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전달력을 다듬었고, 무대에서의 고백은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하게 했습니다. 이제는 정체성과 편견에 대해 영어로 당당히 말할 힘을 갖게 되었어요.
김리하|의사의 눈으로 증언한 북한 인권

영어 실력은 기초 단계였지만, 북한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인권 침해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LESP에 지원했어요. 아들과 함께 토요일 세션에 참여한 만큼 꾸준히 연습했죠. 의사로 일하던 시절 강제 북송된 사람들에게 가해진 인권 침해를 직접 목격한 기억을 영어로 증언했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였죠. 리하님은 꾸준한 훈련 끝에 가장 큰 성장을 보였는데요. 그 노력으로 ‘True Grit Award’를 수상하며 영어로 이어갈 애드보커시 활동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전효진|그림으로 전하는 북한의 일상

어린 시절, 아버지의 다양한 방귀 냄새를 만화로 그려 팔며 처음 재능을 발견했다고 해요. 하지만 ‘출신 성분’* 때문에 대학 진학은 가로막혔습니다. 배움과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왔고, 지금은 웹툰 작가로 북한 문화와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어요. LESP 무대에서는 배움과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풀어냈습니다. 영어 스피치를 준비하며 오랜 기억을 새로운 언어로 꺼내 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북한은 주민을 ‘성분’ 제도로 구분합니다. 크게 3개 계급과 약 50여 개 세부 계층으로 나뉘며, 이 분류가 주거·직업·식량·의료·교육 등 삶 전반을 좌우합니다. 지역 간 분리 역시 성분을 기준으로 드러납니다.1
무대의 끝, 또다른 시작: 애드보커시 펠로우 프로그램으로의 합류
LESP는 단순히 발성과 구성 같은 기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왜 말할지까지 함께 고민하며 메시지를 설계했죠. 메시지가 뚜렷해질수록 영어는 더 멀리 가고 더 많은 청중과 연결됩니다.
오한나님과 장미님은 LESP 직후 링크의 애드보커시 펠로우 프로그램에 합류하여 국제 무대에서 북한 인권을 전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는 차차 전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LESP 다음 계획
이번 LESP 첫 운영을 마친 후, 팀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모아 무엇이 잘됐고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 정리했습니다. 다음 기수의 진행 여부는 10월이나 11월쯤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기수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참여자들이 함께 몰입할 수 있도록 초반에 주제 탐색과 스토리 구조 설정을 더 깊이 다룰 예정입니다. 영어로 말하는 연습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여러 번의 실전 리허설과 피드백을 통해 실전 무대의 완성도를 높일 거에요. 또한, 수료자들에게는 스피치 관련 프로그램과 행사 기회를 우선적으로 연결해 배운 역량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참여
가장 직접적인 참여는 후원이에요. 링크 한국지부를 후원해 주시면 LESP 무대와 영어 스피치 코칭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어 교육에 힘을 보태고 싶다면, 링크의 1:1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LELP)에 봉사자로 함께해 주세요. 렐프는 매년 두 학기로 운영되며, 모집은 링크 한국지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내됩니다.
LESP의 다음 일정이 확정되면 역시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 현재 장미와 오한나는 애드보커시 펠로우로 미국에서 스피치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일정을 확인해 보세요.
- “사회 계급 및 출생에 따른 차별: 과거와 현재의 ‘성분’ 제도”. 통일부.
이번 여름, 북한 출신 청년 4명이 5주간 영어 스피치 코칭을 받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처음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건 누구에게나 떨리는 순간이죠. 링크 한국지부의 영어 스피치 프로그램 ‘LESP’(LiNK English Speech Program, 이하 LESP)에서는 코칭 세션과 실전 무대를 통해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어로 풀어낼 수 있도록 함께했습니다. 청년들이 전한 메시지는 북한 인권 및 일상, 북한 여성들의 경험까지 다양했습니다. 이중 두 명의 참가자는 이어서 링크의 애드보커시 펠로우로 활동 무대를 확장하게 되었어요.
이 글에서는 LESP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참가자들이 어떤 성장을 경험했는지에 관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노지현 매니저가 전해드립니다.
LESP 오리엔테이션 단체사진
기존 프로그램인 렐프(LELP)에서 찾은 힌트
링크 영어 프로그램(LELP, LiNK English Language Program)을 오래 운영하며 확인했습니다. 스피치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 자체가 영어 실력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을요. LELP에서 열었던 스피치 콘테스트가 좋은 예였죠. 참가자들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영어가 가장 빨리 늘었다”고 말했고, 청중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스피치를 통해 북한 사람들과 이슈를 더 깊이 이해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출신 청년들이 공개 무대에서 말하기를 체계적으로 연습할 기회는 매우 적었습니다. 그래서 LESP를 열었어요. 목표는 분명합니다.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 영어는 소통의 기술이자, 한국과 세계를 잇는 다리이니까요.
왜 북한 출신 영어 스피커가 적을까
북한에서는 체계적인 영어 교육을 받기 어렵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이후에도 학업과 생계가 우선이 되기 때문에 영어는 늘 뒷순위로 밀리기 쉽죠. 공개 무대에서 ‘북한 출신’임을 밝히는 것 역시 가족의 안전과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야 하기에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LESP는 이런 현실을 전제로, 안전과 자발성을 최우선에 두고 단계별 코칭과 실전 무대를 설계했습니다.
영어 스피치 코칭의 설계
참가자는 이미 활동가로 활동 중이거나, 앞으로 활동을 꿈꾸는 북한이탈주민 청년들이었어요. 6월 21일부터 7월 19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 오프라인 소그룹으로 모였고, 주중에는 카카오톡으로 과제를 확인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세션은 배유민 코치가 이끌었고, 그룹 코칭과 1:1 지도를 병행했어요. 참가자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전달력, 구성, 호흡 같은 기본기를 하나씩 다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7월 26일, 무대 위에 섰을 때 그 변화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장미|북한 사람들의 기억을 설계하다
갑작스러운 이별로 할머니를 북한에 두고 떠나야 했어요. 남한에 와서는 남북 축구 경기를 보던 자리에서 “북한을 응원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말을 듣고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죠. 대학에 들어가며 출신을 숨기지 않기로 결심했고, 주변에 당당히 밝히며 혼란을 단단함으로 바꾸었습니다. 건축 전공 졸업작품으로 ‘추모 공원’ 모형을 만들며 북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공간에 담아냈고, 이날 무대에서 청중투표 인기상을 받았어요.
오한나|드라마, 편견, 그리고 고백의 용기
처음에는 자신이 북한 출신인 사실을 밝히기 두려웠다고 해요. 그러나 대학에서 용기를 내 친구들에게 털어놓자 예상과 달리 편견 없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이어서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는 북한 청소년의 현실을 전했어요. 준비 과정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전달력을 다듬었고, 무대에서의 고백은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하게 했습니다. 이제는 정체성과 편견에 대해 영어로 당당히 말할 힘을 갖게 되었어요.
김리하|의사의 눈으로 증언한 북한 인권
영어 실력은 기초 단계였지만, 북한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인권 침해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LESP에 지원했어요. 아들과 함께 토요일 세션에 참여한 만큼 꾸준히 연습했죠. 의사로 일하던 시절 강제 북송된 사람들에게 가해진 인권 침해를 직접 목격한 기억을 영어로 증언했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였죠. 리하님은 꾸준한 훈련 끝에 가장 큰 성장을 보였는데요. 그 노력으로 ‘True Grit Award’를 수상하며 영어로 이어갈 애드보커시 활동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전효진|그림으로 전하는 북한의 일상
어린 시절, 아버지의 다양한 방귀 냄새를 만화로 그려 팔며 처음 재능을 발견했다고 해요. 하지만 ‘출신 성분’* 때문에 대학 진학은 가로막혔습니다. 배움과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왔고, 지금은 웹툰 작가로 북한 문화와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어요. LESP 무대에서는 배움과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풀어냈습니다. 영어 스피치를 준비하며 오랜 기억을 새로운 언어로 꺼내 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북한은 주민을 ‘성분’ 제도로 구분합니다. 크게 3개 계급과 약 50여 개 세부 계층으로 나뉘며, 이 분류가 주거·직업·식량·의료·교육 등 삶 전반을 좌우합니다. 지역 간 분리 역시 성분을 기준으로 드러납니다.1
무대의 끝, 또다른 시작: 애드보커시 펠로우 프로그램으로의 합류
LESP는 단순히 발성과 구성 같은 기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왜 말할지까지 함께 고민하며 메시지를 설계했죠. 메시지가 뚜렷해질수록 영어는 더 멀리 가고 더 많은 청중과 연결됩니다.
오한나님과 장미님은 LESP 직후 링크의 애드보커시 펠로우 프로그램에 합류하여 국제 무대에서 북한 인권을 전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는 차차 전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LESP 다음 계획
이번 LESP 첫 운영을 마친 후, 팀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모아 무엇이 잘됐고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 정리했습니다. 다음 기수의 진행 여부는 10월이나 11월쯤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기수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참여자들이 함께 몰입할 수 있도록 초반에 주제 탐색과 스토리 구조 설정을 더 깊이 다룰 예정입니다. 영어로 말하는 연습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고 여러 번의 실전 리허설과 피드백을 통해 실전 무대의 완성도를 높일 거에요. 또한, 수료자들에게는 스피치 관련 프로그램과 행사 기회를 우선적으로 연결해 배운 역량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참여
가장 직접적인 참여는 후원이에요. 링크 한국지부를 후원해 주시면 LESP 무대와 영어 스피치 코칭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어 교육에 힘을 보태고 싶다면, 링크의 1:1 영어 회화 프로그램 렐프(LELP)에 봉사자로 함께해 주세요. 렐프는 매년 두 학기로 운영되며, 모집은 링크 한국지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내됩니다.
LESP의 다음 일정이 확정되면 역시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 현재 장미와 오한나는 애드보커시 펠로우로 미국에서 스피치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일정을 확인해 보세요.